불교서적 - 아난존자의 일기

가장 높은 제자

공부하는아이 2024. 11. 6. 14:54

상가를 받쳐 줄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리는 중에 도착한 덕 높은 두 분이 있었다. 한 분은 훗날 부처님의 오른팔로 불리며 지혜에 있어서 모든 제자 중에서 첫째가는 제자로 꼽는 특별한 공덕이 있는 분이며, 또 한 분은 왼팔로 불리며 신통에 있어서 부처님 제자 중에 첫째로 꼽히는 특별한 공덕을 지니신 분이다.

 

지혜가 특별한 분의 어릴 때 이름은 우빠띠사로 라자가하 근처 우빠띠사 마을에서 태어났다. 신통이 특별한 분의 어릴 때 이름은 골리따로 태어난 마을의 이름과 같으며, 라자가하 근처에 있었다.

우빠띠사와 골리따는 어디에든 같이 다니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어느 날 다른 많은 친구들과 함께 산 정상에서 벌어지는 큰 축제 행사에 참석했다가 '지금 이 잔치에 참석하여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저 사람들도 앞으로 백 년이 지난다면 어느 한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 생각 때문에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처럼 즐길 수가 없었으며, 다른 이들처럼 웃을 수도 없었다. 두 사람은 한적한 곳에 가서 그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친구여,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죽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죽음이란 것이 있듯이, 죽지 않는 법 또한 있지 않을까?"

"반드시 있을 것이다. 친구여!"

"그럼 죽지 않는 법이 있을 만한 곳을 우리가 찾아보자."

"죽지 않는 법을 먼저 얻은 이가 나머지 한 사람에게 다시 들려줄 것을 약속할 수 있겠는가?"

"할 수 있다. 친구여! 그러한 법을 찾는 것은 세간 사람들의 삶에서 떠나서 수행자가 된다면 더욱 쉬울 것이다."

"좋다. 우리 두 사람은 수행자가 되자."

우빠띠사와 골리따는 그 지역에서는 덕망이 높아서 두 사람이 수행자가 되자 오백 명의 젊은이들이 따라서 수행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처음부터 부처님 교단의 수행자가 아니었다. 때인사야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외도들이었다. 외도들 중에서는 옷을 입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의 스승은 옷을 입는 사람이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리라.

 

그 두 사람은 지혜가 뛰어나서 오래지 않아 때인사야 스승의 가르침 모두를 외워 이해하고 부분 부분 나누어서 구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찾던 죽지 않는 법은 만날 수가 없었다. 그 스승의 가르침에서 찾지 못한다면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기울였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혹시 죽지 않는 법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를 살피며 지냈다. 그들을 위해서 선업일 뿐만 아니라 부처님 교단 전체를 위해서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 죽지 않는 법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을 때 우연히 처음 설법을 들은 다섯 수행자 중 한 분인 아싸지 존자를 만나게 되었다. 아싸지 존자는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마침 탁발하고 있는 아싸지 존자를 우빠띠사가 먼저 뵙게 되었다. 존자의 거동을 가만히 지켜보던 우빠따사는 다른 수행자들과는 다른 그분의 태도에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

눈길을 아래로 향한 채 조용히 탁발을 하고 있는 그분을 뵙고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수행자들 중에 이 한 분만이 번뇌를 끊은 아라한일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이 수행자에게 스승의 명호와 법의 뜻을 물으면 좋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적당치 않다. 집집마다 탁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수행자의 뒤를 떨어지지 않게 따라가야 하리라. 이렇게 따라가면 틀림없이 죽지 않는 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아싸지 존자는 걸식을 마치고 라자가하 도시 바깥에 이르렀다. 그때 존자의 뒤를 따르던 우빠띠사는 공손하게 인사를 어쭈며 물었다.

"수행자시여!

당신의 얼굴은 매우 깨끗합니다. 수행자께서는 어떤 스승님을 의지하여 수행하십니까? 수행자의 스승님은 누구십니까? 당신은 스승님의 어떤 법을 좋아하십니까?"

우빠띠사의 질문에 아싸지 존자께서 대답해 주셨다.

"사까족에서 수행자가 되신 마하 사마나 고따마 부처님을 의지하여 수행자가 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나의 스승님이십니다. 그분의 법을 내가 좋아합니다."

"그러면 조금만 말씀해 주십시오. 수행자의 스승님께서는 어떤 것을 말씀하십니까?"

"나는 수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습닌다. 그래서 당신에게 널리 설하지는 못합니다만 간략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잠깐 간략하게 뜻만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는 뜻만 알기를 원합니다. 말이 많은 것은 필요 없습니다."

"그러면 잘 들으시오."

죽지 않는 법을 찾던 우빠띠사 수행자에게 아싸지 존자는 교단에 머무는 동안 언제나 즐겨 읊으셨던 게송을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원인이 있으며 그로 인해서 생긴다.

그 결과의 원인들도 부처님께서 설하셨다.

원인과 결과 두 가지 모두 사라짐도 설하셨다.

나의 스승님 마하 사마나께서는 이렇게 설하신다.

 

첫 번재 구절에서는 원인에 의해서 생겨난 오온 덩어리인 고의 진리를 보인 것이다. 두 번째 구절은 결과가 생겨나도록 원인이 된 고의 원인이 되는 진리를 말했다. 세 번째 구절은 원인과 결과가 모두 소멸한 고가 모두 소멸한 진리를 보였다.

도의 진리를 바로 직접 보여주는 말은 없지만, 뜻은 소멸의 진리와 같다. 소멸의 진리인 닙바나 법은 도의 지혜, 과의 지혜만이 현재 행할 수 있는 법이어서 대상인 닙바나를 드러낸 것과 대상할 수 있는 도의 지혜, 과의 지혜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이 포함되는 것이다.

사성제의 진리를 간략히 소개한 법을 듣고서 그 순간에 우빠띠사는 성스러운 진리를 아는 지혜를 얻었다. 그 다음 아싸지 존자께 공손히 예배를 올리며 말했다.

"제자가 이해하였습니다. 존자님의 은혜가 너무나 큽니다. 존자님께서는 지금 부처님께 가십시오. 저에게는 친구가 한 사람 있습니다. 저는 그와 함께 가겠습니다."

우빠띠사는 기쁨에 넘쳐 아싸지 존자께서 들려주신 게송을 거듭 외우면서 진구 골리따를 찾았다. 그의 얼굴이 밝게 빛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그도 짐작하였다.

"친구여! 오늘 드디어 죽지 않는 법을 얻은 것이 아닌가?"

"그렇소. 얻었다네, 친구여. 드디어 얻었다네!"

우빠띠사는 아싸지 존자를 만난 것과 그에게서 들은 가르침 모두를 다시 골리따에게 말해 주었다. 이렇게 다시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우빠띠사가 얻었던 지혜를 골리따도 얻을 수 있었다. 죽지 않는 법을 찾던 두 친구는 그렇게 큰 이익을 얻었다.

두 친구의 외모은 비록 외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마음은 이미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마음속에 있는 그대로 외모도 바꾸어야 하리라. 죽지 않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쳐 말씀해 주신 스승님, 그 은혜로운 분의 제자가 되어야 하리라.

두 친구는 곧 이 은혜로운 스승님을 찾기로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들을 믿고 함께 수행자가 된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먼저 이 사실을 알리세. 사실을 알리고 그들의 생각대로 결정하도록 하세."

"그러는 것이 좋을 것 같네."

두 사람이 모두에게 자신들의 결심을 말하자, 그들도 두 사람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그들을 보고 따라온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때인사야 스승님께 허락 받을 일만 남았다.

"스승님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께 가겠습니다. 부처님에서는 지금부터 우리들의 스승님이 되십니다."

우빠띠사와 골리따는 제자의 의무로서 공손하게 여쭈었다.

"그것은 적당한 방법이 아니다. 제자들이여, 가지 마라. 우리 세 사람이 이 단체를 함께 이끌어 가자."

때인사야 스승은 뛰어난 제자들이 부처님께 가지 못하도록 막고는 자기와 같은 위치를 주겠다고 유혹했다. 그러나 그 옛 제자들이 자리에 집착하겠는가. 널리 알려진 단체의 스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지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지만, 부처님의 발 밑에 엎드리는 것보다도 더 가치를 두지 않았다.

"때인사야 스승님, 당신은 스스로 아라한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같이 가서 부처님의 법을 배우도록 하시지요."

"그럴 수는 없다. 스승인 내가 어찌 남의 제자가 되겠는가?"

그들은 세 번이나 거듭해서 말리는 때인사야 스승을 떠나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걸어갔다.

"세상에 지혜 있는 이는 적고, 지혜 없는 이는 많다. 그 많은 이들이 여기에 남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보아라. 우빠띠사와 골리따 두 사람이 온다. 그들 두 사람은 뛰어난 한 쌍의 제자가 될 것이다."

멀리서 오는 것을 보시기만 하고서 부처님께서는 미리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두 발 밑에 의지해 오는 것과 동시에 그들의 어릴 때 이름은 사라지고 교단의 이름으로 불리었다.

사리불 마하테라와 목갈라나 마하테라가 그 두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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