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은 것도 서러운데, 친할머니를 비롯하여 고모와 작은아버지들까지 어른들끼리 할 얘기를 초등학교 6학년밖에 안 되는 아이에게 해댔으니, 어린 아이가 받았을 충격과 상처가 가히 상상이 안 된다. 그런데다가 아버지는 어린 동생들을 위해서라며, 엄마를 잃은 상처도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덜컥 결혼까지 하시는 바람에 큰딸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어린 동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가 생겼다고 좋아라 하지만, 사춘기에 들어선 본인은 도저히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물론, 보호자가 생긴 것이고 누군가가 엄마의 빈 자리를 채워준다는 개념으로 보면 나쁘지는 않지만, 그것이 엄마라는 자리에 생면부지의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즉,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