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이야기

2024년 10월 9일

공부하는아이 2024. 12. 9. 13:26

오늘은 휴일이다. 그런데 출근을 했다. 출근에는 내가 운전하고 퇴근때는 남편이 운전하기로 했다. 

 

새 차를 운전하는 데에다 휴일이라 길이 텅텅 비어서 스피드를 낼 수 있었다. 시원했다. 170까지 밟았다. 아주 미끄러지듯이 잘 나갔다.

 

남편 아침을 챙기고 나는 차를 마셨다. 게임에 빠져 있는 나 자신이 너무 싫었다. 용노 어릴 때 게임에만 빠져있는 내 옆에서 재잘거리는 아이를 외롭게 만들고 상처를 남긴 주제에 아직도 그러고 있다. 그래서 게임 관련된 모든 앱을 지우고 앞으로 매일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적었다. 예불, 운동, 용노 식사 챙기기, 글쓰기, 비타민 등 건강식품 챙기기 등등은 해야 할 일로, 게임, 술, 커피는 하지 말아야 할 일로 적었다.

 

첫 상담자가 말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화를 하니 받지도 않아서 문자를 남겼다. 아무래도 차단한 것 같다.

 

그래서 오전 일정이 비어, 해야 할 일 중에서 예불을 하고 나서 우창이 어머니에게도 전화했다. 이제 안 온단다.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나 때문인 것 같다. 사람들 오는 거 싫어하는 나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사람들 오는 거 싫어하지 말고 귀찮아 하지 말고 하기 싫어하지 말아야겠다.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휴일이라 쉬는 식당이 많기도 하고, 환절기라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 할 것 같아 남편에게 말했더니 흔쾌히 따라나선다. 남편에게 역류성위염이 있어서 인삼주는 내가 다 마셨다.

 

거의 바닥까지 싹 먹고 나와서 표지판을 사러 다이소에 갔는데 재고가 없다고 해서 문구점에 갔는데 문이 닫혀있다. 빈 손으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오후 수업도 없어서, 평소라면 게임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러지 않고 사경도 하고 법문 촬영준비를 했다. 게임으로 시간을 죽이던 나였는데, 게임을 하지 않으니 뭔가 청정해진 느낌이다.

 

그리고나서 오래전에 다녔던 신도에게 편지를 썼다. 핸드폰 메모에 낯선 주소가 있어서, 언젠가 어디선가에서 발견한 신도 주소여서 언젠가 찾아고 보고 싶었었다. 그곳까지 일부러 가는 건 좀 그렇고 편지와 함께 책을 보낼까 했었는데, 오늘 실행해 버렸다. 사마타를 할 때마다 떠오르고 사마타가 아니어도 문득문득 떠올라서 아무래도 연소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저질러 버렸다. 식사도 잘 챙기고 약도 챙겨 먹으니 뭔가 성실해진 느낌이다.

 

그런데도 불쑥불쑥 화가 난다고 해야 할까 짜증이 난다고 해야 할까 울적하다고 해야 할까, 복합적인 감정이 휘몰아칠 때가 있다. 아무래도 갱년기약을 먹어야 겠다. 더욱 잘.

 

휴일 수요교리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오길 바래서 문자도 보냈는데, 지난 주와 똑같이 3명이다. 형금, 불멸, 어황.

 

아침 출근길에 남편이, 음악 듣는 거 좋아하면서 왜 멜론을 안 듣냐고 해서 멜론 보다 저렴한 지니뮤직에 가입했었다. 그래서 퇴근길에 음악을 들으려 하는데, 남편 폰과 내 폰이 동시에 연결이 잘 안되서 음악 듣는 게 어려워졌었다. 그래서 문득 남편 폰으로 지니뮤직을 들으면 되겠다 싶어서 로그인을 해보니 잘 되었다. 덕분에 기분이 좋았다. 듣고 싶은 음악도 듣고 새 차에 승차감도 좋아서 참 좋았다.

 

집에 왔는데, 애들이 없어서 덜컥 걱정이 됐다가 애들 위치가 확인되니 안심이 되었다. 용노가 집에 오자마자 내게 포옹하려 다가왔다. 행복했다. 인노, 용노와 수다 떨다가 채용공고를 수정하고 나니, 하루가 잘 마무리 된 것 같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산 것 같다.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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