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이야기

10월 해신일법회

공부하는아이 2024. 10. 27. 11:43

10월 26일 토요일은 매월 4째주마다 행해지는 해신일 법회가 있는 날이다.

"해신일"이란 군맹서진스님이 만드신 단어로, 업을 해방하는 날, 즉 하루를 온전히 부처님과 함께 하면서 신앙생활인 사마타, 비파사나, 다나바라밀(천업보시)을 하는 날이다. 태황사에서 주는 계는 타 사찰에서 받는 오계와는 달리, 바른 신앙생활인 사마타, 비파사나, 다나바라밀을 잘 지키겠다고 약속하는 것이고, 사마타는 1년에 4번 입춘, 부처님오신날, 백중, 동지에 21일간 하고, 비파사나는 매주 수요일 오후7시에 온라인(유튜브스트리밍)과 오프라인에서 하는 경전강의를 듣고, 다나바라밀은 매월 4째주 토요일에 있는 해신일을 지키는 것이다. 사실 이 신앙생활은 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기도하고 설법듣고 십일조 또는 기부하는 것이다. 해신일법회는 수계받은 모든 신도분들이 참석해야 해서, 연천의 태황사에서는 접근성이 어려워서, 서울 방배동의 참종사에서 하고 있다.

 

그 전날 준비된 공양물과 점심공양 할 것들을 모두 참종사로 가져가서, 불단에 공양물을 장엄하고 점심공양준비를 해놓고 법회준비까지 모두 내 몫이다. 사실 법회 준비는 신도분들도 함께 해야 하지만, 다들 멀리서 아침 일찍 오시는데 법회준비까지 하기는 좀 무리가 있어서 거의 혼자 하고 있다. 아침 8시정도까지 참종사에 도착해서 법회 준비를 하고, 10시부터 간단한 의식을 하고 1시간 사마타를 한 후, 법문을 듣고, 점심 공양을 한다. 공양을 하고 설겆이를 마치면 공양물을 내려서 차와 함께 차담을 나누는데, 이때 한 달동안 살아온 얘기를 나눈다. 이때에는 그냥 단순한 수다가 아니라 한 달을 돌아보면서 바른 생각, 말, 행동을 했는지 주지스님께서 점검을 해주시는 "라이프사마타"라고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각자 직장 또는 가정에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생활도 돌이켜보는 아주 중요한 시간을 보낸다. 즉, 내 일상생활에 대한 점검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또 주지스님의 첨언을 들으면서 간접경험을 하고 또 깨달음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점검을 받고 나면 또 한 달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는다고나 할까....

 

이렇게 한바탕 신도분들과 차담을 하고 나면, 나 또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들의 일상생활 속 희노애락을 들여다보면서 나한테도 깨달음이 오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 해신일법회를 태황사에서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렇게 라이프사마타 시간을 보내고 나면 더욱 신심이 생기고 환희심이 생겨서 저녁 회식까지 했었다. 그러면 술도 한 잔씩 하면서 더욱 깊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스님과 신도의 선을 깨지 않으면서도 더욱 가까워져 법문에서 들을 수 없었던 이야기까지 하다보니 1박2일 일정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오후 4시~5시경에 끝나서 바로 귀가를 하기 때문에, 주지스님과 나는 태황사로 와서 태황사 식구들과 뒤풀이를 한다. 언젠가 서울에 제대로 사찰이 생기고 신도분들이 모이면 그때처럼 회식까지 하게 되는 해신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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